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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리더에게 피드백하는 법 (잘리지 않고)

피드백을 전달하는 데는 올바른 방법과 그렇지 않은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리더가 내 의견을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게 듣고 실제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10월 강의에서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저보다 윗분들이 자신도 모르게 결과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 때, 이런 점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알려드릴 수 있을지 조언을 듣고 싶어요.

예를 들어 이런 상황들이죠

  • 진행 과정에서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으면서,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실망하는 경우
  • 우선순위를 정해주지 않으면서, 팀이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답답해하는 경우
  • 신입 직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적응이 더디다고 불만을 갖는 경우

아, 이건 정말 고민되는 상황이죠.

상위 리더가 본인과 팀 모두에게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까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내가 가진 소중한 통찰을 조직이 잃게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면, 내 일자리나 내 입장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참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되는 거죠.

오늘은 상위 리더나 나보다 더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전달할 때, 어떻게 하면 존중과 도움의 마음을 지키면서도 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그 방법들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자신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주는 건 기존의 질서를 깨는 일입니다

보통은 힘이 더 있는 사람이 힘이 덜한 사람에게 피드백을 주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내가 상위 리더에게 피드백을 하려고 한다면, 이건 기존의 규범을 뒤집는 행동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잠깐이나마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 에너지를 잘 통제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상위 리더에게 피드백을 주려고 할 때 긴장되는 건 오히려 좋은 신호입니다. 그만큼 내 안에 나를 보호하려는 본능, 즉 자기 보존 본능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상위 리더에게 직접 피드백을 주는 건, 마지막 수단이어야 합니다.

  •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 두 번째로는, ‘이 상황을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게 나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주는가? 굳이 피드백을 줄 만큼 중요한 일인가? 그리고 내가 피드백을 했을 때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세요.
  •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까지도, 위 질문들을 충분히 곱씹어 보는 게 좋습니다.
  • 정말 마지막 선택지로, ‘그래도 이 상위 리더에게 꼭 피드백을 해야겠다’는 결론이 들 때만 행동에 옮기세요.

다시 말해, 문제의 원인이 혹시 나에게 있지는 않은지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내가 상사를 잘 보좌하고 있는지,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질문하고 있는지, 주인의식(owner mindset)을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세요. 리더를 탓하는 건 쉽지만, 그 전에 내가 달라져서 서로에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먼저 고민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남이 바뀌길 기대하는 건 내 영향력이 낮은 태도입니다.

그래도 상위 리더에게 피드백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방법들도, 리더의 성향이나 세계관, 나와의 관계, 그리고 리더가 나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등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정해서 활용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리더와의 신뢰 관계나 내 영향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피드백을 주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판단도 충분히 현명한 선택입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한 가지는, 내가 옳다는 확신만으로 무작정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밀어붙이는 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내 입장과 상황을 충분히 돌아봤고, 상위 리더가 내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이제부터 소개하는 방법들을 참고해보세요.

제가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들인데, 여러분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1. “Even more(더 많이)” 기법

제가 이 프레임워크를 클라이언트들에게 가르쳐줬더니, 정말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도 공유하려고 해요.

“Even more”라는 접근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상대방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고,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담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미 리더가 X라는 행동을 잘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 부분을 ‘더 많이’, ‘더 잘’ 해주면 좋겠다는 식으로 제안하는 겁니다. 이미 훌륭한 리더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 강점을 더 키워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
나: “신입 직원들에게 지침을 좀 줘야 할 것 같아요.”
상위 리더: “내가 신입들에게 지침 줘야 한다는 걸 모를 것 같아? 당연히 이미 했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


나: “신입 직원들에게 이미 잘 안내해주고 계시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이드를 주면 팀이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위 리더: “아, 내가 기본적인 안내만 했던 것 같은데, 좀 더 세심하게 챙길 필요가 있겠네.”

왜 이런 접근이 효과적일까요?

첫 번째(잘못된) 예시에서는, 상위 리더가 신입에게 지침을 줬는지 안 줬는지 흑백논리로 따지게 됩니다. 만약 지침을 안 줬다면, 실수를 한 셈이니 내가 그걸 지적했다고 느끼고 방어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두 번째(더 효과적인) 예시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지침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걸 ‘조금 더’ 강화해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리더 입장에서도 자신의 노력이 무시당하지 않았다고 느끼면서, 제안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말투나 표현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행동을 바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입니다.

특히, 나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실제로 행동을 바꾼다면, 그건 정말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even more’ 기법은 상사뿐만 아니라 내 팀원이나 후배에게 피드백을 줄 때도 효과적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에요.

2. 나 자신을 예시로 들어 말하기

상대방이 비난받는다고 느끼지 않도록, 내 경험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세요. 저는 상대가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 방법을 씁니다.

🚫 “X를 해보시는 게 좋겠어요.”
✅ “저도 예전에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X를 시도해보니까 정말 도움이 되더라고요.”

참고로, “X를 해보시는 게 좋겠어요”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충분히 쓸 수 있는 표현이에요. 다만, 제가 이런 표현을 피하는 이유는, 상하 관계에서 특히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상대방이 방어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과 나 사이에 권력 차이가 있거나, 내가 하려는 이야기가 상대에게 민감하게 들릴 수 있을 때는 꼭 내 경험을 먼저 꺼냅니다.

즉, “당신이 X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저도 예전에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보니 도움이 됐다”는 식으로 내 이야기를 전하는 거죠. 만약 내 경험이 상대방 상황에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꼭 따라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는 않습니다.

3.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말투를 사용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한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1. 한쪽은 ‘상대방의 권위를 존중한다’는 이유로 완전히 복종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힘 있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만 따르고, 본인에게 분명한 이유가 있어도 절대 반박하지 않습니다. → 이런 사람들은 자기주장이 없는, 소위 ‘허수아비’가 되기 쉽습니다.
  2. 반대로, 또 다른 쪽은 자신의 관점을 아무런 배려 없이 직설적으로 내뱉습니다. “내가 옳으니까, 굳이 포장할 필요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죠. → 이런 태도는 무례하게 보일 수 있고, 조직 내에서 ‘버릇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둘 다 상황 판단과 균형 감각이 부족한 행동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상위 리더가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내 의견을 귀 기울여 듣게 만드는 방식으로 관점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부드럽고 호기심을 담은 외교적인 표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말투를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제안을 꺼낼 수 있습니다:

  • “이런 방법을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혹시 이런 방향은 어떨까요?”
  • “아마 이렇게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런 접근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리더의 성공과 조직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는 팀원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또한, 과거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상대방이 방어적으로 반응할 위험도 훨씬 줄어듭니다.

4. 근거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득하기

제 뉴스레터를 꾸준히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항상 논리와 근거를 명확히 전달하는 걸 강조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피상적으로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만 말하고 넘어가지 마세요.

대신, 과거에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사례나 데이터를 함께 제시하면 내 피드백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됩니다. 내 주장을 구체적인 근거로 뒷받침하면, 훨씬 더 객관적이고 신뢰감 있게 들리기 때문에, 상위 리더가 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예시 1: 프로젝트 진행 중 피드백

🚫 “프로젝트 할 때 피드백을 더 자주 줘야 할 것 같아요.”

✅ “예전에 디자인 시안 작업할 때, 클라이언트와 매주 리뷰 미팅을 진행했더니 최종 결과에 굉장히 만족하셨어요. 이번 프로젝트도 초반부터 중간 점검을 자주 하면, 방향이 어긋나기 전에 미리 조율할 수 있고, 나중에 다시 손보는 일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시 2: 우선순위 설정

🚫 “팀에 더 명확한 우선순위가 필요해요.”

✅ “지난달에 모두가 웹사이트 업데이트에 집중했을 때, 팀이 정말 큰 성과를 냈던 게 기억나요. 이번 달에도 모두가 한두 가지 핵심 목표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주시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예시 3: 신입 직원 교육

🚫 “신입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 것 같아요.”

✅ “지난번에 Steve가 입사했을 때, 첫 주에 집중적으로 교육을 했더니 금방 업무에 적응하더라고요. 초반에 시간을 좀 투자한 게 확실히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 신입 직원도 비슷한 방식으로 교육하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왜 이런 방식이 효과적일까요?

  • 마지막에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 제안을 남깁니다.
  • 기존 방식을 바꿨을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줍니다.
  • 메시지가 간결하고 논리적이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안을 평서문 형태로 전달하면 상대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생각하세요?”처럼 열린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면 좋습니다.

위 예시들을 보면, 모두 구체적이면서도 짧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불필요하게 말을 늘이지 말고, 상황에 맞게 꼭 필요한 맥락만 간단히 덧붙이세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점! 논리나 데이터를 제시할 때 ‘내가 더 잘 안다’는 뉘앙스(이른바 “well actually…” 스타일)를 풍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이런 태도는 오히려 역효과만 낼 뿐입니다. 위 예시들처럼, 근거를 제시하더라도 상대방과 협력하는 분위기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원문: How to give a senior leader feedback (without getting f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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