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프로토타입의 목적: 성공적인 제품을 발견하기

프로토타입의 목적: 성공적인 제품을 발견하기

개요

프로토타입은 정말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왔으며, INSPIRED라는 책에서는 제품팀에서 활용하는 네 가지 주요 프로토타입 유형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여러 프로토타입 유형들의 상대적인 비용과 이점은 수십 년 동안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Figma가 왜 이렇게까지 성공했는지 궁금하셨다면, 최근 몇 년간 “유저 프로토타입(user prototypes)”이라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토타입 유형을 만드는 데 있어 Figma가 핵심 툴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한편, “라이브 데이터 프로토타입(live-data prototypes)”처럼 또 다른 형태의 프로토타입은 그동안 만들기가 더 비쌌고 개발자의 시간이 필수적으로 투입돼야 했기 때문에, 아무리 파워풀하고 특정 상황에서 꼭 필요하더라도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이 비용을 감수하곤 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최근 등장한 세대(ai 기반 프로토타이핑 툴)로 인해 이런 셈법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툴은 주로 Lovable, Bolt, Figma Make와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툴들은 전반적으로 프로토타이핑, 특히 라이브 데이터 프로토타입 제작 비용을 엄청나게 낮춰주었고, 이제는 유저 프로토타입보다도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진지하게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툴의 진짜 목적을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다는 것이 저에게는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툴들은 실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굳이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프로토타입의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목적은 여러분이 성공적인 제품을 “발견”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제품을 발견한다’는 것은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요?

쉽게 말해, 먼저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찾아내고(이 단계는 비교적 쉽습니다), 이어서 ‘만들 가치가 충분한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이게 정말 어렵죠)을 말합니다.

더 나아가, 여러분이 발견한 그 솔루션이 기존에 나와 있는 대안들에 비해 훨씬 더 낫다고 자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일부러 기존의 것을 포기하고 여러분의 솔루션으로 바꿀 만큼 충분히 더 뛰어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만들 가치가 있는 솔루션’을 이해하고 정의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제품 창작자의 핵심이며, 이는 자연스럽게 제품의 네 가지 핵심 리스크로 연결됩니다.

제품에서 고려해야 할 리스크

여기서 ‘여러분이 찾아낸 솔루션’이란, 첫째로 고객이 실제로 돈을 내고 구매하거나, 직접 사용하고자 할 ‘가치(value)’가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둘째, 사용자가 쉽게 원하는 작업을 해낼 수 있을 만큼 ‘사용성(usability)’이 뛰어나야 하고, 셋째, 우리가 실제로 그 품질로 만들고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실현 가능성(feasibility)’이 갖추어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우리 비즈니스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하고, 마케팅할 수 있을 정도로 ‘사업성(viability)’까지 충족해야 합니다. 또, 이 솔루션이 법적으로 합법적이고, 보안이나 컴플라이언스 등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이렇게 성공적인 솔루션을 한 번 제대로 찾게 되면, 그걸 실제로 만드는 과정은 지금처럼 쉬워진 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 일은 대개 완전히 다른 도구와 다른 역량을 요구하긴 하지만요.

대부분의 제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적으로 구현을 못해서가 아니라, ‘만들 가치가 있는 솔루션’을 먼저 발견하지 못해서입니다.

즉, 그 제품의 솔루션이 위에서 말한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죠.

프로토타입의 목적

프로토타입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성공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데 있습니다.

‘이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그 아이디어에서 실제로 효과적인 솔루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 즉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그 결과와 영향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빠른 반복(iteration)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로 제품 창작의 본질입니다.

문제와 솔루션을 찾아내는 데 유용한 여러 다른 방법들도 있지만, 단연코 가장 중요한 탐색(discovery) 방법은 바로 ‘프로토타이핑’이며, 나아가 여러분이 만든 그 프로토타입을 이용해서 위에 언급한 다양한 리스크를 직접 테스트해보는 과정입니다. 그것도,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에 말이죠.

프로토타이핑의 실행

실제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는 그 자체가, 머릿속이나 문서, 스프레드시트, 파워포인트로만 다룰 때보다 제품 아이디어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효과는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든, 내부 직원용으로 만들든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제품이라면 더욱 두드러집니다. 심지어 개발자 경험(API 등 플랫폼 제품 등)을 고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토타입은 얼마나 ‘진짜 같아’야 할까?

대부분의 분들이 프로토타입은 실제 제품을 대충, 빠르고 저렴하게 흉내 내는 거라고 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프로토타입이 ‘얼마나’ 진짜처럼 보여야 할까요?

여기서 말하는 ‘진짜 같다(Realistic, Fidelity)’는 개념에는 세 가지 주요한 축이 있습니다.

  • 비주얼 피델리티(Visual fidelity): 프로토타입이 실제처럼 보이고 느껴지는 정도
  • 행동 피델리티(Behavioral fidelity): 인터랙션(동작)이 실제와 얼마나 비슷한지
  • 데이터 피델리티(Data fidelity): 프로토타입에 나타나는 데이터가 실제 데이터(라이브 데이터)인지, 아니면 그렇듯해 보이는 과거 데이터나 만들어낸 데이터인지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흔히 듣는 조언 중에 “목적 달성에 필요한 만큼만 사실적으로 만들라(just enough fidelity)”는 말이 있는데, 본질적으로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너무 단순화된 조언이라 많은 오해와 잘못된 결정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핵심은 “필요한 만큼만 사실적으로 만들라”는 게 ‘우리가 어떤 리스크를 검증하려는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사용성 테스트용, 실현 가능성 검사용, 가치 확인용, 사업성 점검용 등 각각의 목적마다 프로토타입이 갖춰야 할 사실성의 정도는 천차만별이고, 실제로 어떤 이해관계자(stakeholder)와 테스트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보안 책임자(CISO)라면, 보안이나 취약점 검토를 위해 비주얼이나 행동의 사실성은 낮아도 괜찮은 반면, 브랜드 담당 마케팅 책임자나 CEO가 확인한다면, 인터랙션은 단순하더라도 비주얼은 아주 높아야 할 수 있습니다. 법률 담당자는 경우에 따라 세 축 모두에서 아주 높은 리얼리티를 요구할 수도 있죠.

실현 가능성(Feasibility) 검증 목적이라면, 실제로는 비주얼이나 행동 재현도는 아예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심지어 사용자 화면(UI) 자체도 없는 프로토타입이 훨씬 더 유효할 때도 많습니다.

프로토타입을 실제 제품으로 발전시키기

‘만들 가치가 있는 솔루션’을 제대로 찾아냈다면, 이제부터는 신뢰성, 확장성, 유지보수성, 성능, 보안까지 갖춘 ‘제품 품질’의 솔루션으로 만들어내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이를 “학습을 위한 빌드(building to learn)”와 “성과(이익)를 위한 빌드(building to earn)”로 표현하곤 합니다.

제품을 ‘발견’하는 과정은 배우기 위해 만드는 것이고, 제품을 ‘전달’하는 과정은 실질적으로 가치를 벌기(earn) 위해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프로토타입이 곧 스펙이 된다

이처럼 만든 가치가 있는 솔루션에 대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이제 그 제품에 필요한 세세한 요구사항과 디테일들을 엔지니어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할 차례입니다.

프로토타입의 또 다른(하지만 결코 적지 않은) 장점 중 하나는, 우리가 앞으로 만들고자 하는 경험을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툴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설적인 디자인 회사 IDEO의 Tom Kelly는 “한 장의 그림이 천 마디 말보다 낫다면, 한 번의 프로토타입은 천 번의 회의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연재 글에서는 ‘의도한 경험’을 표현하는 다른 방법들도 다룰 예정이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프로토타입이 어떠한 상황에도 최고의 도구임을 명확히 이해하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자칫 실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프로토타입의 진짜 목적을 잊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아티팩트(산출물)를 만드는데만 집중한 나머지, 실제 테스트도 해보기 전에 불필요한 시간·노력을 들여 최종 제품을 만들어 버리고, 그 결과 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프로토타이핑을 통한 사고

요즘 대표적인 테크 기업에서 제품 창작자 채용 인터뷰 때 이 툴들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를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제품이란 이런 방식으로 태어나는 법이니까요.

프로토타입을 잘 만들고, 제대로 테스트하는 역량이야말로 제품 창작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제는 이런 툴을 배우거나 실전에서 써보는 장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다는 좋은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또한, 이 글의 모든 원칙은 전통적인(Deterministic) 제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 Probabilistic) 제품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단, AI 제품의 경우는 프로토타입 테스트와 관련된 추가적인 고려 포인트가 있기에 이 부분은 이후에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원문: The Purpose of Prototypes


blog by ash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프로토타입의 목적: 성공적인 솔루션을 찾기

blog by ash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