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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호프먼의 제품 확산 확산 전략 (Distribution Techniques)

리드 호프먼
리드 호프먼

리드 호프먼은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이 글은 그의 저서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은 고(故)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것처럼 ‘미친 듯이 훌륭한(insanely great)’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훌륭한 제품은 분명 큰 장점이지만, 냉정하고 현실적인 사실은 좋은 제품에 뛰어난 확산 전략이 더해지면, 훌륭한 제품이지만 확산이 부족한 제품을 거의 항상 이긴다는 점입니다.

드롭박스는 훌륭한 제품을 가진 회사지만, 성공의 핵심은 뛰어난 확산 전략에 있었습니다. 리드 호프먼의 ‘Masters of Scale’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드롭박스 창업자 겸 CEO인 드류 휴스턴은 너무 많은 스타트업이 확산의 중요성을 간과한다고 말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성공 공식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이 제품 개발 단계에서만 머무르고 그 이후를 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자 확보와 비즈니스 모델 구축 역시 똑같이 잘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전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모바일 중심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확산의 난이도는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웹에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O)와 이메일 링크가 널리 활용되며 효과적인 확산 채널이었지만, 모바일 앱스토어에서는 우연히 새로운 제품을 발견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애플이나 구글 앱스토어에 접속하면 대부분 사용자는 특정 앱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냥 아무 앱이나 설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냅챗 같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들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사의 제품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런 확산 기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과 바이럴(입소문) 전략입니다.

A) 기존 네트워크 활용하기

신생 기업들은 대개 광고 캠페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이미 형성된 네트워크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자사의 제품을 확산시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페이팔에 있을 때, 저희 결제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주요 방법 중 하나는 이베이에서의 구매 결제 처리였습니다. 당시 이베이는 이미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 중 하나였고, 2000년대 초에는 이미 1,000만 명의 등록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활용하기 위해, 이베이 판매자들이 모든 상품 목록에 ‘Pay with PayPal’ 버튼을 자동으로 쉽게 추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베이에 자체 결제 서비스인 빌포인트(Billpoint)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페이팔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판매자들이 빌포인트 버튼을 각 상품마다 직접 수동으로 추가해야 했던 반면, 페이팔은 이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수년 후,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중고거래 서비스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를 활용해 비슷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Y Combinator의 마이클 시벨(Michael Seibel)의 제안에 따라,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들이 자신들의 숙소를 훨씬 더 큰 크레이그리스트에 손쉽게 동시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적극 권장했습니다. 호스트들에게는 “에어비앤비에서 크레이그리스트로 숙소를 재등록하면 평균 월 500달러의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이 작업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과정은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했습니다. 크레이그리스트는 다른 소프트웨어와 연동할 수 있는 공식 API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 혁신은 제품 혁신이 아니라 확산 혁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 네이선 블레차르칙(Nathan Blecharczyk)은 이 통합에 대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접근법이었다”며 “다른 어떤 사이트도 이렇게 매끄럽게 통합한 적이 없었고, 우리에게는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데는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기존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것(또는 무심코 허용하는 것)은 언제든지 다시 빼앗길 수 있습니다. 소셜 게임 업계의 선두주자인 징가(Zynga)는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에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페이스북이 징가 게임 이용자들이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게임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것을 막기로 결정한 후, 징가는 확산 모델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해야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징가 이사회 멤버이기도 합니다.) 징가 창업자 마크 핑커스(Mark Pincus)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브랜드와 사업 기반을 미리 구축해 두는 선견지명이 있었습니다.

반면 콘텐츠 농장(content farms)으로 불리는 Demand Media 같은 회사들은 구글의 검색 플랫폼을 이용해 웹사이트 트래픽과 광고 수익을 올렸지만, 구글이 알고리즘을 조정해 이른바 ‘정크(junk)’ 웹사이트의 콘텐츠 우선순위를 낮추면서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네트워크가 이후 바이럴 효과나 네트워크 효과로 이어지는 ‘부스터 로켓’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B) 바이럴 확산

‘바이럴’ 확산은 제품 사용자가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그 새로운 사용자들이 또 다른 사용자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마치 전염병이 숙주에서 숙주로 퍼져 나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바이럴 확산은 제품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가닉’ 확산일 수도 있고, 어떤 보상을 제공해 유도하는 ‘인센티브’ 기반일 수도 있습니다.

링크드인 출시 후, 저희 팀은 오가닉 바이럴 확산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즉, 기존 사용자들이 친구를 초대해 서비스를 더 쉽게 이용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고민한 것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이럴 확산의 기본 도구가 된 주소록 가져오기 기능을 다듬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링크드인이 사용자들의 아웃룩(Outlook) 연락처와 연결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한 인맥을 손쉽게 초대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예상치 못한 바이럴 확산의 원천도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LinkedIn 페이지를 인터넷상에서 가장 중요한 전문 프로필로 활용하고 싶어 했습니다. 자신의 경력과 전문 정보를 한곳에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페이지가 생기면서, 사용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 페이지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큰 가치가 생겼고, 이를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도 LinkedIn 프로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개 프로필 기능을 도입해 회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바이럴 성장률을 높이는 체계적인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페이팔에서는 오가닉 바이럴 확산과 인센티브를 결합했습니다. 결제 서비스 자체가 본질적으로 바이럴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누군가 페이팔로 돈을 보낼 때 받는 사람이 계정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더해 오가닉 확산을 강화했습니다. 친구를 페이팔에 추천하면 추천인과 친구 모두 10달러를 받는 방식이었죠. 이러한 오가닉 확산과 인센티브가 결합된 전략 덕분에 페이팔은 하루 7~10%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크가 커지면서 인센티브는 점차 5달러로 줄었고, 결국 완전히 중단되었습니다.

금전적 인센티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페이팔처럼 드롭박스도 오가닉 바이럴 확산(사용자가 비사용자와 파일을 공유하는 과정)과 인센티브 기반 바이럴 확산(기본 계정 사용자는 추천할 때마다 500MB 추가 저장 공간을, 프로 계정 사용자는 1GB를 받는 방식)을 결합해 성장했습니다. 드롭박스는 델(Dell) 같은 주요 PC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에도 투자했지만, 창업자 드류 휴스턴은 회사의 빠른 성장을 이끈 주된 원동력으로 바이럴 확산을 꼽았습니다. 드롭박스는 출시 후 단 10일 만에 10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사용자 수를 두 배로 늘렸고, 7개월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확산 전략이 바이럴에 집중되어 있다면, 사용자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새 사용자를 많이 끌어들여도 그들이 바로 떠나버리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드류 휴스턴에 따르면, 드롭박스는 가입자 중 실제로 파일을 올리고 컴퓨터와 연동하는 활성화 비율이 4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인식했습니다. 리드 호프먼의 ‘Masters of Scale’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드류는 미국 드라마 ‘실리콘밸리’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하지만 결말은 더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크레이그리스트에 가서 30분 동안 참여할 사람에게 40달러를 주는, 일종의 저렴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자, 앉으세요. 여기 이메일로 드롭박스 초대장이 왔습니다. 이 이메일 주소로 파일을 공유하는 과정을 해보세요.’라고 했죠. 테스트한 다섯 명 중 한 명도 성공하지 못했고, 근접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 결과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세상에, 이게 지금까지 만들어진 제품 중 최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엑셀 스프레드시트에 80가지가 넘는 문제점을 정리한 뒤, 사용자 경험에서 불편한 부분들을 하나씩 개선했고, 그 결과 활성화율이 점차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이럴 확산은 거의 항상 무료 또는 freemium 모델의 제품에서 일어납니다. freemium 모델이란 일정 용량이나 기능까지는 무료로 제공하다가, 그 이상을 사용하려면 유료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드롭박스는 기본적으로 2GB의 무료 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료 제품의 바이럴 확산으로 대규모 성장을 이룬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장 강력한 확산 혁신 중 하나는 두 가지 전략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의 오가닉 바이럴 확산(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를 초대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동시에, 대학별로 제품을 단계적으로 론칭하며 캠퍼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원문: Distribution Techniques by Reid Hoff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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