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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이 여기저기 나도, 무자비하게 우선순위를 정하라

시간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우선순위 결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글은 다양한 목적에 맞춘 우선순위 프레임워크와, 인생을 최적화하기 위한 통합적인 접근법을 소개한다.

“예전에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그거 기억나? 알고 보니 별거 아니었어. 근데 이거 말고, 저 다른 거 있지? 그건 진짜 완전 중요한 거더라!”

우선순위의 명령

시간은 제로섬 자원이다. 한 가지에 한 시간을 쓰면, 그 시간만큼 다른 모든 가능성에 쓸 수 없다. 매 순간이 선택이고, 그 선택은 곧 다른 무언가를 포기하는 트레이드오프다.

시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습관으로 생산적인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충분히 자고, 건강하게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제대로 쉬고, 트위터에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대신 책을 읽고, 업무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하고, 회의는 줄이고 짧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도 하루 24시간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쉴지 선택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 결국 인생에서 정말 큰일 두 가지 이상을 할 시간은 없다.

우리가 결정해야 할 것은,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뿐이다.
— 간달프(Gandalf the Wizard)

우리에겐 시간이 더 필요하다. 30%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3000%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회사는 “이슈 트래커(issue tracker)”라는 데이터 저장소를 통해 이 사실을 증명한다. 우리는 수년간 수천 개의 유효한 항목을 쌓아간다. 있으면 좋을 작은 아이디어들, 우리만의 차별점을 만들어줄 대형 기능, 실제 유료 고객이 겪는 버그, 팀이 자부심을 느끼는 디자인 개선 등등. 이런 것들을 모두 해결하는 일은 결코 불가능하다. 10%만 해내도 기적에 가깝고, 매주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면서 그 비율은 점점 더 나빠진다. 고객의 목소리를 더 잘 듣고, 팀이 더 창의적일수록 이 비율은 오히려 더 악화된다. 더 많은 일을 해내려고 사람을 더 뽑아도, 새로운 인재는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결국 비율은 다시 나빠진다. 자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미칠 노릇이다.

결국 시간이라는 제한은 우리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 중 1%에서 10%만 실제로 실행할 수 있게 만든다. 직관과 달리, 규모가 커질수록 이 비율은 더 낮아진다. 우리는 이 한계를 절대로 극복할 수 없다.

결국 뻔한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반드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실제로 할 수 있는 소수의 소중한 일들을 현명하게 골라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항상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밖에 할 수 없으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곧 내 ‘최우선순위’가 된다.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 이 글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인 셈이다. 물론 트위터에서 doom-scrolling(끝도 없이 부정적인 소식만 보는 것)에 시간을 쓰는 건 명백히 잘못된 선택이지만, 그보다 더 교묘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재미는 있지만 별로 쓸모는 없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거나, 정말 중요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예: 세금 납부 기한 맞추기)에 시간을 쓰는 경우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우선순위에 대해 불만을 갖는 이유도, 정작 중요한 일보다 마감기한이 있는 일만 하게 된다는 데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으면,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이기는 경우가 많다.

우선순위는 결국 선택의 문제고, 그 선택이 생각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우리 모두 몇 시간씩 우울한 뉴스만 끝없이 훑어보거나 유튜브, 혹은 TV(1990년 이전 출생자라면 TV)에 흘려보낸 경험이 있다. 어쩌면 그런 활동이 ‘회복을 위한 휴식’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잘못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조금은 너그러워질 필요도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기존의 우선순위 기법들

물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우선순위 결정 프레임워크가 존재한다. 이 사이트에서도 내가 직접 소개한 방법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다.

  • Fermi ROI: 기존의 점수 매기기 방식, 특히 ROI(투자수익률) 스타일을 대체하는 방법
  • Binstack: 서로 비교가 어려운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서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 방법
  • Adjacency Matrix: 기존 제품을 어떻게 확장할지 결정하는 방법
  • Investment Criteria: 시간과 돈을 대규모로 투자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에 대한 방법
  • Rocks, Pebbles, Sand: 크기가 다른 세 가지 유형의 일을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법
  • Satisficing vs Maximizing: 어떤 일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어떤 일은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 Cleaving: 긍정적인 결과(업사이드)와 부정적인 결과(다운사이드)를 분리해서 각각 다르게 다루는 방법
  • Fairytale Quarterly Planning: 전략적 목표와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에 맞춰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 JIT streams: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입력을 동시에 다루면서, 우선순위 결정과 실제 업무 계획을 분리하는 방법

이처럼, 다양한 상황에 맞춘 우선순위 프레임워크가 이미 많이 존재한다.

나는 점수표나 계산된 점수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은 좋아하지 않는다(그 이유는 따로 있다). ‘신뢰도(confidence level)’ 같은 개념도 별로다. 그건 제대로 논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의 복잡함을 반영하지 않고, 그저 컨설턴트의 슬라이드를 멋지게 보이게 하려고 만든 대칭적인 프레임워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더 큰 성장’과 ‘자금이 바닥나지 않게 하기’,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기’처럼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것들에 똑같이 임의의 점수를 매기는 식도 싫다.

앞서 소개한 목적별 프레임워크들 외에도, 사실 모든 우선순위 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통합 프레임워크가 있다.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은 일의 10%도 안 된다는 현실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제 그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겠다.

10배/0.1배 우선순위법

10배(10x) 과제

시간이 아무리 소중해도, 어떤 일들은 그만큼의 가치와 임팩트를 가진다. 내 시간을 시간당 1000달러로 계산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투자한 것보다 돌아오는 결과가 한 단계 이상(orders of magnitude) 더 큰 과제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10배(10x) 과제”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이런 일들은 회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견인하는 소수의 핵심 기능들. 단순히 사용자에게 큰 만족을 주거나, 실질적인 효용성과 경쟁사 대비 독특함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험상, 임팩트가 큰 기능은 전체 고객의 최소 40%가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최소 15%의 고객이 이 기능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거나 계속 사용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 마케팅 포지셔닝과 메시지를 완벽하게 찾아내 광고 전환율이 2배로 오르고, 홈페이지에 방문한 사람들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도 2배로 뛰는 경우. (10% 상승 정도로는 의미가 없다—그 정도는 실제로 측정조차 어렵다.)
  • 고객에게 공정함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 있는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격 모델을 찾아내는 일.
  • 다음 전략적 목표나 가장 큰 장애물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시간을 들여, 모든 구성원이 이 가장 중요한 일에 자신의 시간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잘못된 일에 아무리 효율적으로, 완벽하게 매달려도 그건 100% 시간 낭비다.
  • 회사의 생산성, 업무 품질, 의사결정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주고, 지금까지 없던 역량을 더해주는 핵심 인재를 채용하는 일. 이 역량은 현재의 장애물이나 다음 전략적 목표를 돌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 아주 작은 변화만 줘도 성장이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
  • 성장의 가장 큰 발목을 잡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 비즈니스를 다음 인접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일.

만약 지금 당장 자신이 집중해야 할 10배(10x) 과제가 무엇인지 한두 가지라도 명확히 모르겠다면, 그걸 찾아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우선순위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 회사 전체가 시간을 잘못 쓰고 있는 셈이다. 나는 이런 10x 과제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쓴다.

만약 10x 과제 후보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렵다면, 서로 비교하기 힘든 여러 선택지 중에서 최대의 임팩트를 내고 싶을 때 쓰는 Binstack 우선순위 프레임워크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 10배(10x) 과제 후보가 너무 많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만약 자신이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10x’라고 부를 만한 기준을 너무 느슨하게 적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진짜 10x 과제는 핵심 지표를 실제로 10배 성장시키거나, 회사의 존폐를 가를 만큼의 임팩트를 가져야 한다. 예상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리고, 실제 효과가 절반밖에 안 나와도 여전히 시도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 이런 4배의 손해를 감수하고도 결과가 훌륭하려면, 애초에 10x 수준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사고를 더 정교하게 다듬으려면, 10x 과제를 ‘투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상당한 시간을 투입하고, 그에 상응하는 압도적인 성과를 기대하되, 불확실성도 감수하는 것이다. 좋은 투자를 위해 참고할 만한 가이드가 여기 있다.

0.1배(0.1x) 과제

대부분의 일들은 시간당 1000달러의 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꼭 해야 하는 일조차도 그렇다. 이런 일들이 바로 ‘0.1x 과제’다. 이런 일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최대한 줄여야 한다.

  • 아예 없애버리기: 삶의 구조, 제품 설계, 타깃 고객 선정, 회사 전략 등을 조정해 이런 일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여기 가이드에서 참고할 수 있다.
  • 위임하기: 결과가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못하더라도(예: 장보기 대행 서비스가 더 비싸고, 내가 고른 것만큼 좋은 사과를 고르지 못하더라도) 과감히 넘긴다. 모든 일을 내 기준의 ‘완벽’으로 직접 할 필요는 없다. 세세한 통제보다 전체를 지휘하는 게 더 중요하다.
  • 묶어서 처리하거나 자동화하기: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번씩만 공과금을 내서 가끔 연체료를 내게 되거나, 보안 패치를 여러 개 모아서 한 번에 처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일들은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각각이 당장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
  • 100일 이상 된 미해결 티켓은 아카이브하기: 우리의 아이디어 중 90% 이상은 결국 실행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기억하라. 100일 넘게 방치된 티켓은 이미 그 90%에 속한다. 과감히 아카이브하면 남은 일의 우선순위를 더 잘 정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언젠가 다시 떠오를 것이니, ‘삭제’가 아니라 ‘아카이브’하는 것이다.

작고 쉬운 일들은 자동으로 0.1x 과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는 ‘임팩트’와 ‘노력’을 혼동하는 오류다. 쉬운 일도 큰 임팩트를 낼 수 있고(이런 경우는 거의 정의상 10x 과제에 해당한다), 반대로 복잡한 일이라고 해도 매출이나 직원 만족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수많은 작은 일들이 모여 10x 임팩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는 이런 현상을 “천 개의 불꽃이 만드는 인생(life by a thousand sparks)”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훌륭한 디자인’이다. 물론 성공에 꼭 놀라운 디자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제품들이 탁월한 디자인 덕분에 시장에서 승리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훌륭한 디자인’은 결코 단일한 작업이 아니다. 거시적인 아키텍처 결정도 있지만, 동시에 수많은 세부 요소에서 비롯된다. 미묘한 색상 선택, 픽셀 단위의 레이아웃, 폰트와 단어 선택, 화면 비율, 여백의 활용, 만족스러운 인터랙션 반응성, 일관성을 위한 디자인 시스템, 기능과 무관한 미적 버그까지 모두 고치는 집요함, 그리고 웹사이트, 제품, 이메일, 마케팅·영업·고객지원 자료까지 모든 접점에서의 조화 등 수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고객을 사로잡는 핵심 전략이 10x 개념에 해당한다면, 그에 기여하는 수많은 세부 작업들을 단순히 각각 0.1x 과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나 진짜 멀티태스킹 하고 있어요. 이 보고서, 벌써 세 번도 넘게 다시 했거든요!”

만약 1x 과제가 없다면?

우선순위 결정은 사실 이분법이 아니지만, 나는 오히려 이분법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길 권한다. 그래야 더 명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건 멋진 일이지만, 우리는 시간만큼은 냉정하고, 단호하게, 소중하게 써야 한다.

실제로는 1x에 불과한 일을 10x라고 착각할 수도 있고, 0.1x 과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게 될 수도 있다. 0.1x 일들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게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냉정함을 준다.

물론 현실에는 아이디어, 규모, 임팩트, 리스크, 신뢰도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실제로 측정하는 능력은 지나치게 부족하고, 예측하는 능력은 더더욱 형편없다. 만약 꼭 1x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Rocks, Pebbles, Sand Framework를 참고하라. 이 프레임워크는 일의 크기에 따라 어떻게 분류하고, 각각을 어떻게 우선순위로 다루며, 현실에서 일정 조율을 할 때 자주 발생하는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지 설명해준다.

우선순위의 후폭풍: 개가 바닥에 소변을 보는 상황

밝은 거실에서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그 옆에서 개가 바닥에 소변을 보고 있는데, 남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당신이 창밖에서 이 장면을 본다면, 아마 저 남자가 무지하거나, 제정신이 아니거나, 최소한 형편없는 의사결정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책 그만 읽고, 당장 개 산책 좀 시켜, 바보야!”

하지만, 당신은 이 상황의 전부를 알지 못한다.

한 시간 뒤, 이 남자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미팅이 기다리고 있다. 이 미팅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10년의 커리어가 결정된다. 이 미팅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바로 그 책에 담겨 있다. 물론, 개를 산책시켰어야 했겠지만, 지금은 바닥에 소변을 치우는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이 전화(미팅)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한 것이다.

이 결정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하지만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그저 비합리적으로만 보게 된다. 이런 오해가 생기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관찰자는 전체 상황을 알지 못한다.
  2. 관찰자는 아무리 안 좋거나 멍청해 보이는 선택이라도, 그게 오히려 더 나쁜 대안에 비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이런 상황은 당신이 회사에서 무자비하게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반드시 일어난다. 정말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일들은 자연스럽게 방치될 수밖에 없다. 그 중에는 분명 중요한 일도 있고, 당장 불이 난 것처럼 급한 문제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들조차 ‘가장 중요한 일’에 비하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일부러 외면하게 된다. 말 그대로, 일부러 개가 바닥에 소변을 보게 내버려두는 셈이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그 불이 계속 타오르고, 개가 계속 바닥에 소변을 보는 모습을 몇 달, 몇 년 동안 지켜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면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당연히 불만이 생기고, 사기도 떨어진다. 더 심각한 건, 창밖에서 지켜보던 사람처럼 “결정권자들이 정말 미친 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뢰와 존중이 사라지면 뛰어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고, 결국 조직이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내 아이디어는 절대 들어주지 않아.”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이 이렇게 불평한다. 그리고 사실 그 말이 맞다. 수학적으로 생각해도, 그 모든 아이디어 중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건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그건 “아이디어를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우리는 바닥에 소변을 보는 개에 집중해야 하고, 대부분의 다른 일들은 할 수 없다.

이런 자연스러운 불만과 신뢰 하락을 막으려면, 앞서 말한 두 가지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 즉, 단순히 우선순위 몇 개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왜 그게 최우선인지, 전체 맥락을 모두 설명해야 한다. 주목받지 못한 다른 스무 가지 일들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왜 일부러 그 불을 끄지 않고, 개가 소변을 보게 내버려두는지—즉,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임을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하지 않는 일’ 목록이 항상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바닥에 소변을 보는 개의 비유도 다시 들려줄 수 있다. 특히, 그 상황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방치해야 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우화의 정확한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WP Engine에서 여러 번 이 이야기를 꺼냈고,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됐다. 효과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진짜 우선순위 결정의 모습이다. 단순히 “집중하라!”는 소셜미디어의 뻔한 조언이 아니라, 전체 그림을 봐야 한다.

이 전체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끊임없이 반복해서 소통해야 한다. 바닥에 소변이 있는 모습을 보는 건 누구에게나 불편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그 덕분에 정말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써서,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아무도 이 길이 쉽다고 말한 적 없다. 행운을 빈다.


원문: Ruthless prioritization while the dog pees on the fl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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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이 여기저기 나도, 무자비하게 우선순위를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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