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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상사의 신뢰를 얻으면, 당신의 선택지도 넓어집니다. 상사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곧, 당신이 원하는 기회를 얻는 지름길입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은 오늘부터, 그리고 앞으로의 커리어 내내 당신에게 큰 힘이 될 중요한 역량입니다. 저 역시 이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오랜 시간 다양한 경험과 교훈을 쌓아왔고,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그 모든 노하우를 한데 모아 깊이 있게 다뤄보려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다음과 같은 15가지 핵심 원칙을 소개합니다:

  1. 상사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2. 결론부터 명확하게 전달하기
  3.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기
  4. 잠재적인 문제를 미리 알리기
  5. 불평이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기
  6.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해 전달하기
  7. 상사가 항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
  8. 정말 과도하게 관리받는 건지, 아니면 내가 더 소통해야 하는 건지 점검하기
  9. 지나치게 느껴질 정도의 소통이 오히려 적정량일 수 있음을 기억하기
  10.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제안하기
  11. 질문만 하지 말고, 내 의견도 함께 전달하기
  12. 상사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미리 예측하기
  13. 상황에 따라 과감히 물러날 줄 알기
  14. 내가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기
  15. 상사와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기

이 15가지 원칙을 통해 상사와의 협업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커리어 초반에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습니다. 그때는 ‘관리자는 관리하는 사람이고, 나는 관리자가 아니니까 관리자가 시키는 일을 잘 해내는 게 내 역할’이라고만 생각했죠.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금방 깨달았습니다. 누구든, 커리어의 어느 시점에 있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저의 일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상사와의 협업이란,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상황에 맞게 소통하며,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역량을 의미합니다. 이런 태도는 조직 내에서 당신의 실제 가치와 평판을 모두 끌어올려줍니다. 설명이 길어질 수 있지만, 그래서 “상사와의 협업”이라는 말이 아주 유용한 줄임말이 되는 거죠.

지식 노동자로서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려면, 위로는 상사와, 옆으로는 동료들과 협업하며 내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제, 그 방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상사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상사와의 협업을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능력을 갖추면 커리어가 훨씬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제 상사들이 얼마나 바쁜지 전혀 몰랐습니다. 직접 관리자가 되어보니, 마치 흑백 화면만 보다가 갑자기 세상이 컬러로 바뀐 것처럼 느껴졌죠. 예전 상사들을 떠올리며 ‘아, 내가 보기엔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였던 그 시간에 이런 일들을 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내가 맡은 일은 내 하루의 100%를 차지하지만, 내 상사에게는 내가 맡은 일이 전체 업무 중 10% 정도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상사는 나 외에도 여러 팀원들을 관리하고, 직접 실무도 챙겨야 할 때도 있고, 다음 분기의 우선순위를 미리 계획하거나, 전체 회의에서 발표할 내용을 준비하거나, 팀에 불필요한 요청이 들어오지 않도록 방어하는 등 정말 다양한 일들을 동시에 처리하고 있습니다.

🚫 “상사가 나를 관리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나중에 승진하면 그때 가서 상사와의 협업을 신경 써야지.”
✅ “굳이 내가 상사와의 협업까지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한다면 내 커리어를 내가 직접 이끌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상사가 상사와의 협업을 더 하라고 지시할 때까지 기다릴래.”
✅ “상사는 이미 자기 일도 바쁘고, 내가 모르는 고민도 많다. 상사가 먼저 나에게 상사와의 협업을 더 하라고 말하는 것도 어색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주도적으로 상사와의 협업을 시작해야 한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2. 결론부터 명확히 전달하기

불필요하게 왔다 갔다 하며 추가 설명을 주고받지 않도록, 꼭 필요한 맥락만 간결하게 전달하세요. 돌려 말하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줄줄이 말하지 말고, 상사가 언제든 다른 일과 번갈아가며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Slack 같은 메신저로 짧은 시간에 핵심만 파악할 수 있도록, 맥락을 쉽게 이해하고 바로 본론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런 일이 있었고, 또 이런 일도 있었고, 중요한 얘기는 중간에 묻혀 있고, 그 다음엔 이런 일도 있었어요.”
✅ “핵심만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그래야 중요한 논의에 바로 집중할 수 있습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3.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기

내가 어떤 논리와 근거, 가정을 바탕으로 결론에 도달했는지 과정을 드러내면, 상대방이 내 판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설령 상사가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다른지 짚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논의가 훨씬 생산적으로 흘러갑니다.

모든 답을 완벽히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기본적으로 나올 만한 질문은 미리 생각해보고 대응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내 생각이 얼마나 확신이 있는지, 아니면 아직 아이디어 단계인지도 미리 밝혀두면 상사 입장에서도 맥락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하면 상사가 내가 놓친 맥락이나, 다른 가정에서 출발한 부분, 혹은 논리적 비약이 있었던 지점을 바로잡아줄 수 있습니다. 이런 대화가 쌓이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최적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저는 X 방안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A, B, C 데이터와 사례를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 다만 Y와 같은 위험 요소가 있는데, Z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첫 번째 단계]부터 진행해보겠습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4. 잠재적인 문제를 미리 알리기

상사의 지시만 기다리면, 현장의 상황 파악부터 위험 요소 진단, 성공 기준 설정, 그리고 구체적인 지시까지 모든 책임을 상사에게 전가하게 됩니다. 반면, 내가 직접 주의를 기울여 잠재적인 문제를 먼저 찾아내면 상사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습니다.

경험 많은 시니어 직원들은 문제를 알아차리고 스스로 해결한 뒤, 나중에 상사에게 결과만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주니어일수록,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상사에게 알리고 함께 점검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은 상사의 사고방식과 우선순위를 배우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제가 실제로는 빈도도 낮고 영향도 적어서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는 걸 배울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제기한 이슈가 상사에게 더 큰 문제로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서로에게 이득입니다. 상사의 의사결정 피로와 정신적 부담을 줄여주고, 나는 문제를 보는 안목과 팀을 위한 주도적인 태도를 동시에 키울 수 있습니다.

🚫 “문제가 있습니다.”
✅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이러이러합니다. X 방안으로 대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중요 고객이 X라고 피드백을 주셨는데, 제 생각엔 큰 이슈는 아니지만 한번 공유드리고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X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확신이 없어서 일단 공유드립니다. 당장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지만, 필요하다면 같이 아이디어를 논의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5. 불평이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기

모든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법을 항상 알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잠재적인 문제를 미리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불평은 거의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 예전 방식: “이거 정말 별로예요.”
✅ 바람직한 방식: “이게 별로인 것 같아서, 우리가 이렇게 바꿔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 프로세스는 너무 복잡하고 시간만 잡아먹어요. 진짜 비효율적이에요. 하기 싫어요.”
✅ “지금 프로세스가 X 때문에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Y 방식으로 바꾸면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훨씬 나아질 것 같은데,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 있거나, 동의하신다면 바로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Amazon에서 식료품(Grocery) 부문 Growth Marketing을 총괄하는 Rose Jia가, 자신이 팀원들에게 상사와의 협업을 어떻게 기대하는지, 그리고 본인 역시 상사에게 어떻게 협업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매니저 입장에서 보면, 5번 원칙(불평이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기)이 정말 공감됩니다. 저는 팀원들의 문제를 함께 풀고 장애물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고 싶지만, 현장 상황에 대해 팀원만큼 세세하게 알 수는 없어요. 그래서 팀원들이 문제를 들고 올 때, 그들이 생각하는 원인과 가능한 해결책까지 함께 이야기해주면 저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의견을 보탤 수 있습니다. 그리고 7번 원칙(상사가 항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도 매우 중요한데, 그래야 팀 내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탕으로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상사와의 협업을 할 때는 7번(상사가 항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과 9번(지나치게 느껴질 정도의 소통이 오히려 적정량일 수 있음을 기억하기)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사가 늘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이런 방식이 상사와의 신뢰를 쌓고, 앞으로 큰 프로젝트에 나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6.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해 전달하기

내가 제안하는 방안, 요청사항, 또는 질문을 맨 위에 명확히 적고, 그 아래에 필요한 배경 설명이나 맥락을 덧붙이세요.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필요한 만큼만 맥락을 읽고도 바로 핵심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격 근무 환경처럼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이 비동기적으로, 글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이런 정보 구조화가 더욱 중요합니다.

🚫 해야 할 일, 배경, 문제점, 맥락 등이 뒤섞여 있는 메시지
✅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나 질문을 맨 위에, 그 아래에 배경 설명을 따로 정리

이런 방식이 소통의 효율을 크게 높여줍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7. 상사가 항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

신뢰는 단순히 ‘있다/없다’로 나뉘지 않습니다. 여러 층위와 맥락이 존재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계속 쌓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꾸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실행과 소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1. 내가 무엇을 할지 먼저 알린다.
  2. 실제로 그 일을 한다.
  3. 그 일을 진행 중임을 상사에게 알린다.
  4. 완료했으면 상사에게 다시 한 번 알린다.

이 네 단계를 반복하세요. 여기서 어느 한 단계라도 빠뜨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내가 실제로 일하고 있더라도, 상사가 그 사실을 모르면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안 좋은 소식이 있다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자마자 바로 공유하세요. 이미 문제가 심각해진 뒤에야 알리면,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이 훨씬 줄어듭니다. 상사가 항상 긍정적인 소식뿐 아니라, 문제 상황과 어려움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상사 역시 더 윗선(예: CEO)에게 갑작스럽게 문제를 듣고 당황하는 일이 없습니다.

🚫 [아무런 소통 없음]

✅ “마감까지 2주 남았습니다. 현재 50명 중 33명이 등록했고, X명의 잠재 고객이 파이프라인에 있지만 목표 달성에는 부족합니다. 이번 주에는 신규 리드 100명을 추가로 발굴할 예정입니다. Y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어요. 내일 리뷰 미팅 가능하실까요?”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8. 내가 정말 과도하게 관리받는 건지, 아니면 소통이 부족한 건지 점검하기

소통이 부족하거나 상사와의 협업이 잘 안 되면, 상사가 나를 지나치게 관리한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실제로, ‘상사가 너무 하나하나 간섭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사실 소통 능력이 부족해서 더 많은 관리와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계속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고 하는데도 내가 먼저 업데이트를 공유하지 않으면, 결국 상사는 직접 확인하러 올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15년간 일하면서 진짜로 비논리적으로 트집을 잡거나, 윗선 앞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상사를 겪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상사가 너무 꼼꼼하게 관리한다’고 불평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정도의 관리가 오히려 적당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처 몰랐지만, 직접 관리자가 되어보니 내가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상황을 만든 적도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상사가 꼼꼼하게 챙기는 것과, 나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 둘을 구분해야 합니다.

🚫 “상사가 너무 하나하나 간섭해서 정말 힘들다. 그냥 내버려뒀으면 좋겠어.”
✅ “상사가 왜 이렇게 꼼꼼하게 챙기는지 이유를 생각해봐야겠다. 내가 진행 상황을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상사와 성공 기준을 맞춰보겠다. 신뢰가 쌓이면 이런 관리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거다.”

‘과도한 관리(micromanaging)’라는 표현은 실제로는 가장 자주 오해받는 꼬리표 중 하나입니다. 상사의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보면, 결국 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과에 대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바로 상사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사는 목표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팀의 결과물이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지 계속 확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사가 당신을 돕도록, 당신도 상사를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상사 역시 일이 너무 많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히려 당신보다 더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간절히 바랄 수도 있죠. 대부분의 상사는 굳이 일을 더 늘리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결국 상사도 당신을 믿고 맡길 수 있기를 바라고, 당신 역시 신뢰받으며 자율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합니다.

9. 지나치게 느껴질 정도의 소통이 오히려 적정량일 수 있음

사람마다, 그리고 상사마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자세히 상황을 공유받고 싶은지’ 기준이 다 다릅니다. 처음에는 상사의 선호를 알기 어렵지만, 미리 물어보고, 일하면서 소통 방식을 맞춰가면 됩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신뢰가 쌓이기 전에는 상사와 팀원 모두 서로를 더 자주 확인하고, 손이 많이 가는 소통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면 점차 상사도 간섭을 줄이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업무별 성숙도(task-relevant maturity)’입니다. 내가 어떤 일에 능숙하다면, 굳이 자주 보고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대로,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이거나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면, 상사는 더 자주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Intel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Andy Grove가 『High Output Management』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얼마나 자주 점검해야 하는지는 팀원이 전반적으로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가 아니라, 특정 업무에 대한 경험과 과거 성과, 즉 ‘업무별 성숙도’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팀원의 업무 능력이 점점 나아지면, 그에 맞춰 점검의 강도도 점차 줄여야 합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Maven의 강사이자 Goldman Sachs 출신 애널리스트인 Andy Gupta는 이렇게 말합니다.

“골드만삭스에서 커리어 초반에 처음으로 ‘동료, 상사, 그리고 팀원 모두와 더 잘 소통하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진정한 팀 플레이어이자 리더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상대에 따라 소통 방식을 조금씩 달리하며, 먼저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죠. 그 결과, 마치 스스로 내 상사가 된 것처럼 내 일정을 더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고, 일 자체도 더 즐거워졌으며, 더 많은 리더십 기회도 얻게 되었습니다.”

Elsevier의 프로덕트 매니저이자, CB Insights의 전 Data Lead였던 Puppy T 역시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저 역시 한동안 ‘과도하게 관리’받는다고 느꼈어요. 처음엔 존중받지 못하고, 신뢰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답답했죠. 그러다 이 상황을 바꿔보기로 결심하고, 매일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등 모든 세부 정보를 ‘과하게’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사가 저에게 ‘이제 모든 걸 다 보고하지 않아도 돼요. 이제는 충분히 믿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줬습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하세요. 당신은 현장에서 직접 데이터를 접하고, 상사가 미처 보지 못하는 문제를 더 가까이에서 경험합니다. 당신만이 볼 수 있는 패턴과 현장의 정보는 상사에게도 매우 가치 있는 자산입니다. 이런 정보를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유하세요. 그래야 상사가 더 효과적으로 당신을 지원하고, 팀과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도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10. 주도적으로 다음 단계를 제안하기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제안하세요. 지시만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방향을 제시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거의 모든 리더는 본능적으로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정보를 가지고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먼저 추천안을 내놓으면, 상사의 의사결정 부담을 덜어주게 되고, 비록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더라도 논의를 더 빠르고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상사가 내 제안에 허점을 짚거나, 다른 시각을 제시하거나, 위험 요소를 지적해주는 건 오히려 좋은 일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초반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불필요한 실수를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실행에 들어갈 때는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 “제가 뭘 하면 될까요?”
✅ “저는 X 방안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A, B, C 데이터와 사례가 있습니다. Y라는 위험 요소가 있지만, Z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첫 단계]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참고로, 내가 제안한다고 해서 그게 꼭 그대로 채택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 목표는 무조건 ‘예스’를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팀에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때로는 내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결정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11. 질문만 하지 말고, 내 의견도 함께 전달하기

지시만 기다리다 보면, 결국 지시만 받게 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면, 아마도 ‘시키는 대로만 하는 일’을 싫어해서 이곳을 선택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새로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걸 좋아하고, 약간은 반항심도 있는 사람들이죠. 만약 누가 시키는 대로만 일하고 싶었다면, Microsoft나 Deloitte 같은 대기업에 갔을 겁니다. 그러니 지시만 기다리지 마세요.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질문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그 반대편—불완전한 정보 속에서도 내 관점과 주장을 세우는 것—의 중요성은 충분히 강조되지 않습니다.

물론, 좋은 질문 하나가 판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왜요?”를 다섯 번 반복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이론 속 이야기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똑똑한 동료들과 일하고 있고, 정말 그렇게 간단히 바뀔 수 있는 문제였다면 이미 누군가가 그 질문을 했을 겁니다.

🚫 “왜요? 또 왜요? 또 왜요? [여기서 끝]”
✅ “왜 그런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내가 파악한 인사이트, 논리, 패턴] 때문인 것 같은데, 아직 100% 확신은 없습니다. 상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어떤 부분에 동의하시고,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 “X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 3가지를 생각해봤는데, 피드백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 “15분 정도 시나리오를 짜봤는데, Y라는 이유로 X가 가장 나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 “제 직감으로는 X 쪽이 맞는 것 같은데, 아직 확신이 크진 않아서 상사님과 논의해보고 싶어요.”
  • “X와 Y에서 이런 현상이 보이는 걸로 봐서, 고객 쪽에서 Z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의하신다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 가설을 말씀드릴게요.”

이렇게 의견을 제시한다고 해서, 무작정 독단적으로 행동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상사와 우선순위를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리소스를 투입하거나, 독단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한, 바로 실행에 들어가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막연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이고 명확한 논의거리로 발전시켜, 상사와 생산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12. 상사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미리 예측하기

상사가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생각해보는 습관은 정말 강력한 역량입니다. 이 능력은 마케팅, 영업, 협상, 발표,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빛을 발합니다. 상사나 동료가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미리 예측해서, 질문이 나오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사이클을 한 번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의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면, 상대의 동의와 지지도 훨씬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내 주장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찾는 데 10분 정도 더 걸릴 수 있지만, 그 정도 시간 투자로 얻는 효과는 큽니다. 실제로 제가 ‘바로 OK’를 외쳤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팀원이 미리 근거와 데이터를 준비해와서 ‘이건 무조건 해야죠!’라는 생각이 들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 “제 아이디어는 X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제 아이디어는 X입니다. 아마 상사님께서는 단순히 소셜 미디어에서 반응이 좋은지뿐 아니라, 실제로 고객 전환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이번 분기 이상적인 고객을 가장 많이 유입시킨 상위 20개 포스트 데이터를 뽑아왔습니다. 결과는…”

13. 상황에 따라 과감히 물러날 줄 알기

아무리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잘해도, 상사가 당신의 성장이나 이익에는 관심이 없거나, 자기 일에 대한 불안감이 큰 사람이라면 효과가 없습니다. 조직이나 상사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스스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내 상사는 내 일을 깎아내리고, 잘못된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내 탓을 해요. 상사와의 협업은 소용이 없어요.”
✅ “상사와의 협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건강한 환경이 전제되어야 해요. 독이 되는 조직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으니, 나와 잘 맞는 조직과, 나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상사를 찾아가야 합니다.”

14. 내가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기

지금 막연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줄 파트너가 필요하신가요? 아니면 단순히 감정적으로 공감해주고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가요? 어떤 피드백이 가장 도움이 될지도 명확히 해보세요.

내가 정확히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원하는 도움을 받을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 “이거 한번 봐주실 수 있나요?”
✅ “이거 한번 봐주실 수 있나요? 지금은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만 필요하고, 세부 수정은 아직 괜찮아요.”
✅ “이거 오늘 오후 3시까지 승인해주실 수 있을까요?”
✅ “X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는데, Y 때문에 내일 업무 마감 전까지 논의했으면 합니다.”

15. 상사와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20대 때는 ‘내가 리더가 되면 더 이상 상사와의 협업을 신경 쓸 필요 없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30대가 되고 나니, ‘상사와의 협업은 평생 계속되는 일이구나. 끝이 없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여러 해 동안 상사와의 협업을 해오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이 정도 경력이 쌓이면, 어느 순간엔 더 이상 안 해도 되겠지’라는 착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회사를 공동 창업하고 나서도, 여전히 상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창업자나 임원들도 모두 상사와의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대상이 상사일 수도 있고, 공동 창업자, 동료 리더, 이사회 등 다양하죠.

많은 사람들이 ‘고위 리더나 임원은 이미 충분히 신뢰받으니 상사와의 협업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경력이 쌓일수록,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상사와의 협업을 더 잘하게 됩니다. 그들은 상대방의 니즈를 예측하고, 설득력 있게 소통하며, 늘 주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직속 보고자(direct report)’라는 단어는 흔히 중간 관리자나 실무자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 거의 모든 관리자는 ‘관리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직속 보고자’이기도 합니다. 즉, 상사와의 협업은 나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상사도 하고 있고, 그 위의 상사도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 “주니어나 중간 관리자일 때만 상사와의 협업을 하면 되겠지.”
✅ “경력이 15년이 넘더라도, 나는 언제든 상사와의 협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원문: 15 principles for managing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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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의 협업(Managing Up)을 위한 15가지 원칙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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