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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 필사, 자신감, 킥복싱, 내가 쓴 글

필사

책을 읽을 때 맘에 드는, 배울 만한 구절을 타이핑해가면서 읽는 게 습관이 됐다. 원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봤을 때 콘텐츠 제작 말고도 또 다른 이유를 하나 발견했다.

타이핑을 하면서 책을 읽는 건, 내게 일종의 필사다. 키보드로 작성하는 필사. 모두들 필사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주된 이유가 학습이다. 새로운 개념, 기억할 만한 내용을 필사하면서 한번 더 보고, 콘텐츠로 만들어서 나중에 쉽게 꺼내보기 위해서.

책으로 학습을 하는 이유는 당연히 실전 업무에서 쓰기 위해서이고. 실전 업무에서 100% 활용을 못하더라도 좋은 내용을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게 좋기도 하다. 필사를 하는 만큼 한 권을 읽는 데 오래 걸려서 더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밥 한 숟갈 꼭꼭 씹어먹는 느낌으로 책을 읽는다.

자신감의 원천

PM으로 내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하나의 결론은 담당하고 있는 ‘프로덕트의 이해도’에 따라서 자신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쉽게 프로덕트의 이해도가 높으면 자신감이 높아지고,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 자신감이 낮아지고 한다.

거의 처음부터 만들었고, 내가 거의 나무위키 수준으로 거의 모든 디테일을 알고 있던 프로덕트를 맡다가, 생소한 프로덕트를 맡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역시 프로덕트를 다루는 직군이라 그런지 프로덕트가 손 안에 잡히고, 툭 치면 히스토리 혹은 정책이 나올 정도로 뭔가를 알고 있어야 자신감이 생기는 듯 하다.

다만 자신감의 원천을 좀 다각화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생소한 프로덕트를 맡았을 때에도 금방 익힐 수 있는 학습 능력이라던지, 사람을 대하는 나만의 스킬이라던지, 이런 것들도 자신감의 원천으로 만들어야 어떤 하나의 원천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부족할 때 다른 원천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버티고, 그래서 결국 끝끝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킥복싱

킥복싱을 시작한지 벌써 6개월 정도가 지났다. 주 2, 3회는 꾸준히 가려고 노력한다. 흔히 말하는 살기 위해서 운동해야 한다, 살을 빼야 한다 이런 계기로 시작한 건 아니고, 그냥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그게 벌써 6개월이 됐다. 지금도 누가 왜 하냐고 물으면 그냥 하다보니까 계속 하게 됐다고 말한다. 오히려 거창한 동기 같은 게 없으니까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미생에서 정신력은 체력에서 나온다고, 체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 말을 실제로 체화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정말 운동을 하나도 안할 때는 주말에 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매일 매일 야근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아침에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것보다는 덜 한 느낌이 든다. 주말에 자면 어느 정도 괜찮고, 야근할 때 예전보다 1-2시간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느낌이다(완전히 동일 선상에서의 비교는 되지 않겠지만).

킥복싱을 하면서 오히려 출근을 더 빨리 하게 됐다. 야근을 하면 운동을 못가니 아침에 일찍 가서 아무리 늦게 끝나도 운동 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놓자 이런 마인드로 오히려 출근 시간이 좀 더 앞당겨졌다. 똑같이 일을 오래 해도 아침에 일찍 나가는 게 더 좋은 이유가, 체력이 어느정도 충전된 상태에서 조용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이, 다 지친 상태에서 야근을 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쓴 글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번역을 하는 것도, 책의 주요 내용을 필사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이지만, 내가 생각하던 것, 느끼던 것을 글로 쓰는 건 역시 꼭 필요한 일이다. 번역도 재밌고, 책 필사도 재밌고 의미 있지만, 글을 쓰지 않는 기간 동안 언제까지 글을 안써도 될까 하는 일종의 불안감이 들었다. 글을 안쓰면 내가 느낀 것, 배운 것, 알게 된 것을 다 흘려보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그래서 배운 것, 느낀 것들을 어떻게든 끄집어 내서 다시 글을 쓰고 있다. 역시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다 나는. 글을 쓰니까 또 계속 꾸준히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인풋만 억지로 계속 늘리는 게 아니라 아웃풋도 어느 정도 내는 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일종의 불안감도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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